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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에게 잘 속는 노인, 알츠하이머병 초기 징후일 수 있다
2019-06-13 07:55:31
김효은
▲미국에서 매년 수백만 명의 노인이 30억 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도둑맞거나 사기를 당한다(사진=ⓒ셔터스톡)

[메디컬리포트=김효은 기자]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매년 수백만 명의 노인이 30억 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도둑맞거나 사기를 당한다고 한다. 어떤 경우 노인들은 텔레마케터의 광고 전화와 홍보성 보이스메일을 거절하느라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내과학저널연보에 게재된 한 연구는 치매 증상이 없는 노인층을 관찰하고, 잠재적인 전화사기에 큰 경각심을 가진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후자에 해당하는 일부 참가자에게 경미한 인지 저하와 더불어 심각한 경우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입증됐다.

노년층, 쉬운 목표물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85세 노인 중 약 3분의 1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으며 기억력 감퇴를 막는 약물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기사는 질병이 실질적으로 진행될 때까지 사물을 기억하는 능력을 갑자기 상실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하면 질병의 진행을 완화하거나 늦출 수 있다.

▲사기꾼은 취약한 노약자를 타깃으로 삼으며, 노인은 사기를 당했는지 인식도 못하는 경우가 있다(사진=ⓒ셔터스톡)

연구의 수석 저자이자 미국 러시대학교의 패트리샤 보일 박사는 "사기꾼이 사회적 취약성을 가지며 모르는 사람과도 대화를 나누려는 의지가 있는 노년층을 타깃으로 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노인은 낯선 사람이 다가올 때 경계하는 자세로 상대의 의도와 감정을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사기꾼들은 노인들이 ‘저축액이 많고 집을 소유하고 있으며 신용이 좋기 때문에’ 범죄의 대상으로 삼는다. 하지만 피해를 입은 노인은 신고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표적이 되었다는 사실에 당황하고 심지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 채 신고하지 않는다.

노인의 사기 인식수준 연구 

더시애틀타임스는 한 연구진이 시카고 시민 935명을 대상으로 장기 기억 및 노화 프로젝트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참여자는 70~80세 사이의 노년층으로 별다른 뇌 문제가 없었다. 참여자들은 평균 6년간 사기 인식과 관련한 설문지에 답했으며 매년 뇌 검사를 받았다.

사기 인식 설문지는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누군지 몰라도 전화를 받는다 ▲발신자가 텔레마케터, 모르는 사람 또는 전화를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전화를 끊기 어렵다 ▲만약 어떤 것이 좋게 들릴 경우 대개 그럴 것이다 ▲65세 이상의 사람들은 종종 사기꾼들의 표적이 된다 ▲텔레마케터가 말을 시작하면 보통 잘 듣고 있는 편이다라는 5개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메드페이지투데이에 따르면 총 점수는 5개 항목에서 낮은 사기 인식 수준을 반영하는 높은 점수들의 평균값으로 계산됐다.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참여자 중 255명은 가벼운 인지 장애로 진단을 받았고 151명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 받았다. 초기에 ‘사기 인식이 낮았던’ 참여자들은 해당 조건을 발전시킬 가능성이 더 높았다.

또한 연구 도중 사망한 264명의 참여자 중 일부는 뇌 부검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높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보일 박사는 연구 초기에 조사된 사기 인식이 낮을수록 참여자의 뇌 속에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끈적끈적한 플라그가 더 누적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의 고령자 935명은 장기간에 걸친 기억과 노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대부분 70-80세 사이로 별다른 뇌 문제가 없었으며 사기 인식과 관련된 설문 조사와 연간 뇌 검사를 평균 6년간 받았다(사진=ⓒ터스톡)

미국 알츠하이머 재단의 정책 및 연구 책임자인 피오나 캐러거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사고와 추론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잠재적인 사기꾼의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된다”라고 말했다.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 부회장인 베스 칼마이어는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사기는 전혀 놀랄 일이 아니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많은 노인이 정신건강 문제 때문에 사기에 걸려들었다는 두려움 때문에 신고를 더 꺼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의 제이슨 칼라위시 박사는 사설을 통해 해당 연구는 낮은 사기 인식과 기억력 쇠퇴 사이의 연관성을 증명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는 의료 시스템, 금융 서비스 산업 및 규제 기관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보일 박사와 공동 저자들이 연구에서 사용한 사기 인식 척도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하며, 상대적으로 짧은 추적 기간과 주로 백인 집단을 조사한 것을 예로 들었다.

캐러거는 사기 인식 테스트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시기를 조기에 예측할 수 있을지 알아보는 것 또한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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