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라고 알려진 마리화나는 1996년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의료용으로 합법화됐다(사진=ⓒ픽사베이)

미국 50개 주 가운데 30개 이상의 주가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한 가운데, 워싱턴DC와 9개 주는 21세 이상 성인에 한해 기호용 마리화나 구매까지 허용했다. 

마리화나 사용이 합법화되기 전에는 마리화나 사용이 공중 보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적했다. 

미국 내 대부분의 주에서 마리화나 사용이 합법화된 지금,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연구팀은 조사자료 분석을 통해 만성 통증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의 수가 분명히 감소했지만,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한 환자의 수는 늘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교통사고 위험이 증가했는데 이것이 마리화나 사용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마리화나 합법화

마리화나(marijuana)는 대마초(cannabis)로도 불리며, 미국에서는 1996년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 바람이 불었다. 그후 4년이 지나 콜로라도주도 의료용 마리화나를 허용했다. 

콜로라도주와 워싱턴주가 2012년 처음으로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킨 이후 지난해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기호용 마리화나 규제를 풀었다.

UCSF 연구팀은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미국인이 마리화나 흡입 경험이 있는 것에 주목했다.

2014년 미국에서 전국적으로 시행된 약물 사용 및 건강에 관한 조사에서 지난 30일 이내에 마리화나를 피운 적이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2,200만 명이 넘었다.

한 번이라도 마리화나를 피운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억1,700만 명 이상으로, 그 비율이 미국 전체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44%에 달했다.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캘리포니아 마리화나 합법화 주민투표에서 유권자들이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을 허용하기 전에 주 전역은 마리아나 합법화의 잠재적인 여파를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공중 보건 관계자들은 미성년자의 마리화나 사용과 마리화나에 취한 운전자들이 내는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 발생 등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또한, 이들은 마리화나 사용과 관련된 응급 환자가 이미 증가 추세라는 점도 지적했다.  

▲ 공중 보건 관계자는 마리화나 사용과 관련하여 이미 응급실 환자가 증가했다는 점을 지적했다(사진=ⓒ123RF)

교통사고와 마리화나 사용의 연관성

지난 5월 15일 UCSF 연구팀은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와 마리화나 남용의 증가, 과다복용으로 인한 상해 및 자동차 사고 증가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한 논문을 BMJ 오픈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광범위한 정책 변화로 인한 보건의료 이용의 잠재적 변화를 이해하는 것을 연구 목표로 삼았다.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이자 UCSF 심장 전문의인 그레고리 마커스 박사는 미국 내 대다수 주가 이미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한 만큼 마리화나 접근성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경고했다. 

마커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0~2014년 보건의료 비용 및 이용 프로젝트의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여기에는 콜로라도, 뉴욕, 오클라호마에 거주하는 2,800만 명 이상의 기록과 입원 경험자 1,600만 명의 기록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콜로라도주에서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이 합법화되기 2년 전과 2년 후의 데이터를 각각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도시 주'로 분류한 뉴욕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시골 주'로 분류한 오클라호마의 데이터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콜로라도 주에서 자동차 충돌 사고가 10% 증가했고, 알코올 남용과 과다 복용 증가에 따른 부상이나 사망이 5%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다만 만성 통증 환자의 병원 방문은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미래에 마리화나 관련 정책을 결정하는 길잡이로 활용될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마커스 박사는 사람마다 특이한 필요성, 성향 및 상황에 따라 마리화나 사용의 효과가 크게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팀은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을 허용하여 거두는 세수를 마리화나 사용 관련 추가 연구를 지원하는 데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연구팀은 이것이 재정적으로나 전반적인 공중 보건을 위해서나 현명한 투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음주 운전 vs. 마리화나 흡연 운전

마커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함께 사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음주 운전과 마찬가지로 마리화나 흡연 운전의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마리화나를 흡연한 운전자들은 개인적으로 차이는 있었으나 운전에 지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마리화나 흡연 운전은 적발하기가 어렵다. 

사람마다 마리화나에 대한 내성이 다르므로 마리화나에 얼마나 취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음주 측정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데일리 메일은 보도했다. 현재 음주 여부는 휴대용 측정기로 쉽게 검사할 수 있지만, 마리화나 복용 여부는 도로 위에서 측정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마리화나에는 환각을 일으키는 향정신성 물질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 들어있다. 이 성분으로 인해 마리화나를 피우면 기분이 좋아지고, 긴장이 풀리는 효과가 나타나지만, 부작용도 있다. 증폭된 감각으로 인해 환각과 공포심이 나타나기도 한다.

THC는 혈류를 매우 빠르게 떠나는 경향이 있지만 몇 시간이나 심지어 며칠 후에 다시 혈류에 침투할 수 있다. 이 성분은 지방과 다른 세포조직에 머물기 때문에 마리화나를 흡입한 사람들은 사실상 탐지할 수 없는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한편 과음을 하면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기능에 장애가 온다. 알코올은 이해력을 저해하고 눈과 손과 발의 협응을 방해한다.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