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수명이 길고 체지방이 높지만 암 유발 가능성이 높지 않다(사진=ⓒ게티이미지)  

암은 세계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2030년까지 연간 새로운 암 환자 발생 건수는 2,36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암 유발 위험 인자에 연령과 체중이라고 분석하고 있는데, 이는 코끼리처럼 지구상에서 가장 큰 초대형 동물은 암에 걸릴 위험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실은 사실 그 반대라고 말하고 있다.

암, 세계 사망 원인 2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암은 심장질환 및 뇌졸중 다음으로 세계 사망 원인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8년에만 암으로 960명이 사망했다고 추산되고 있다.

암은 정상적인 세포 과정을 방해해 세포가 종양세포로 비정상적으로 돌연변이해 발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세포가 통제할 수 없이 성장 및 증식하면서 신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파괴하는 것을 말한다.

암 유발의 주요 위험인자에는 유전적 요인과 물리적 발암물질(자외선과 전리 방사선), 화학적 발암물질(석면, 흡연), 생물학적 발암물질(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등이 있으며 노화도 위험인자 축적과 세포 돌연변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한편, 약 170만년 전 초기 인류인 사람종에도 골암이 발병했다는 것이 여러 연구로 입증된 바 있다.

 

종양 억제 유전자로 연령 및 체중 위험인자 대처

전문가들은 사람의 연령과 체중, 키가 암 유발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세포가 돌연변이할 시간을 오래 가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키가 크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도 잠재적으로 돌연변이할 수 있는 세포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크기 및 수명에 관계 없이, 이러한 규칙은 동물계의 모든 종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

지난 해 발표된 한 연구에서 코끼리를 조사한 결과, 과다한 체중과 상당히 긴 수명에도 불구하고 체내에 종양 억제 유전자가 있어 암 유발을 예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래는 어떨까?

아리조나주립대학과 네덜란드 그로닝겐대학, 그리고 그 외 전 세계 9개 연구기관의 연구자들이 고래와 돌고래, 쥐돌고래 등을 포함한 고래목 동물의 암 억제 메커니즘에서 잠재적인 물질을 조사했다.

노던아리조나대학의 마크 톨리스 교수는 "이번 연구로 자연계에서는 셀 수 없는 방식으로 암을 무찌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진화와 페토의 역설

살아있는 생명체의 세포 분화는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일이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세포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경우 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톨리스 교수는 "암 유발 위험은 생명체의 평생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세포 분화의 기능"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래 산 사람일수록 더 많은 세포 분화가 일어났기 때문에 신체 진화와 유전자 변화로 인해 세포가 돌연변이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암 유발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키가 클수록 체내에 더욱 많은 세포가 존재하기 때문에 암 유발 돌연변이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고래의 수명은 상당히 길고 체지방도 상당히 많지만 페토의 역설로 알려진 현상 때문에 암 유발 가능성이 높지 않다. 여기서 페토의 역설(Peto's Paradox)이란 신체 크기와 암 유발 위험 간의 상관관계가 없다는 이론이다.

연구 결과

합동 연구팀은 암컷 성체 혹등고래를 사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솔트'라는 이름의 이 혹등고래는 연구자들과 고래 관측가들 사이에서 상당히 유명하다. 이 고래는 1970년대 중반부터 연구의 피험대상으로 선별돼 그와 관련된 모든 자료가 매우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사람의 나이와 체중, 키는 암 유발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  

연구팀은 피부 조직에서 DNA를 추출해 게놈을 염기 서열 분석을 실시했으며 게놈 유전자의 정확한 위치를 찾기 위해 RNA도 분석했다.

그리고 데이터를 수집한 후 흰긴수염고래와 참고래, 수염고래 등을 포함한 다른 포유동물의 게놈과 비교 대조했다.

연구 결과, 고래 게놈의 특정 부위는 다른 포유동물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이 부위에는 세포 급증과 주기, DNA 회복 등의 기능이 있는 유전자도 포함돼 있었다.

그리고 고래의 게놈에는 복제된 수많은 종양 억제 유전자가 들어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고래는 다른 종에 비해 DNA 돌연변이 발생 횟수가 적어 진화 또는 변화의 속도가 느렸으며 이로 인해 암 유발 돌연변이에 노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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