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백내장은 이제 국민질병이 된 것 같다.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7년 주요수술통계연보'에 따르면 주요 질병 중에서 백내장 수술이 연평균 5.5%씩 늘어 2018년에 54만9,471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만큼 우리 일상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는 어르신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든 질병이 다 그렇듯 백내장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내장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시력변화는 대개 다음의 세 가지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시력감퇴다. 백내장이 오면 시야가 뿌옇고, 멀리 있는 사물이 잘 안 보이는 등 시력이 점점 나빠진다. 혼탁이 수정체 가운데 있을 때는 가장 자리에 있을 때 보다 시력장애가 더 심하고 혼탁 범위가 넓을수록 흐릿한 정도도 더 커진다. 평소 멀리 있는 학생의 얼굴을 또렷이 구분할 수 있었던 50대 교사가 백내장이 생기면 뒷줄에 있는 학생들의 얼굴을 잘 구별할 수 없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두번째는 주맹 현상이다. 이는 햇빛이나 불빛이 밝을 때 보다 어두울 때 더 잘 보인다고 느껴지는 증세다. 밝은 곳에서는 동자가 오므라들어 동자 뒤 수정체의 혼탁이 그만큼 더 눈을 가리게 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수정체의 한 부분만 혼탁해지면 사물이 두 개로 흐릿하게 겹쳐 보이는 증상인 단안 복시 현상도 의심 증세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수정체 근시도 있다. 노안이 있는 사람이 돋보기 없이도 근거리 글씨가 잘 보이게 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항상 돋보기를 착용해 성경공부를 하는 60대 주부가 돋보기가 없는데도 갑자기 앞에 있는 성경책이 잘 보인다면 이는 시력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백내장 초기 증세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러 수술을 결정할 때도 판단을 잘 하여야 한다. 난시 여부를 꼭 살펴야 하며 가능한 최소 침습으로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손상이 적을수록 회복이 빠르고 후유증에 대한 염려도 줄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세 구멍이 아닌 한 구멍(단일공)만으로 손상을 최소화한 백내장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환자 부담이 크게 줄었다.

중년기에 이르러 눈이 침침하고 시력이 나빠지면 대개 '나이가 들어서' 그러겠 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백내장의 경우 방치하면 자칫 실명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질병이다. 따라서 자신의 시력변화를 단순히 노안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정밀한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겠다.

도움말 :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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