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티탄은 식품을 신선하게 보이게 만들고 질감을 더하는 식품 착색제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123RF)

조미료로 흔하게 사용되는 이산화티탄(E171)이 위장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호주 시드니대학의 연구팀이 실험용 쥐에 식수를 사용해 E171을 급여한 후 장내 미생물군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후 그 결과를 공개했다.

E171은 주로 식품의 미백을 위해 사용되는 조미료의 한 종류다. 이 첨가제는 기본적으로 이산화티탄 나노입자로 구성돼 있으며 검과 마요네즈, 치즈, 사탕 등을 포함해 900여 종 이상의 식품에 사용되고 있다.

E171

식품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식품을 하얗게 만들기 위해 E171을 착색제로써 사용하고 있다.

E171은 식품 산업에서만 사용이 국한된 물질이 아니다. 치약과 선크림, 의약품, 의류, 심지어 페인트에서도 이 첨가제를 찾아볼 수 있다.

이산화티탄

이산화티탄 제조업체협회(TDMA)에 따르면, TiO2로도 알려진 이산화티탄은 티타늄 산화물의 순수 형태로써 지구에서 9번째로 가장 많은 물질이다.

이 물질은 50년 이상 유지되며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이산화티탄은 식품을 보다 신선하고 생기 넘쳐 보이게 만드는 착색제로 사용하고 질감을 더하며 식품이 부패되지 않게 하는 포장재에도 사용된다.

E171의 안전성 및 우려사항

유럽 정부는 E171에 대한 '엄격한' 테스트를 진행해 이 물질이 혈류로 들어가지 않으며 소화계에 흡수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후 인체와 환경에 축적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지난 2015년 말, 영국의 식품환경연구기관과 터키의 식품협회, 네덜란드의 식품안전성협회는 공동 연구를 한 끝에 "E171의 나노입자가 사용자의 내부 장기에 현저하게 노출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2018년, 유럽식품안전청(EFSA)는 2009년에 사용을 허가했던 모든 식품용 착색제를 재평가한 후 "첨가자의 안전성에 대한 이전 연구를 변경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 식품의약청(FDA)도 이산화티탄 사용량이 식품 무게의 1%를 초과하지 않는 한 음식물에 첨가해도 된다고 밝혔다.

▲E171은 장내 미생물군에 영향을 미쳐 직장암이나 염증성 대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사진=ⓒ123RF)

E171의 영향

대다수 사람이 E171을 섭취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안전성은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E171이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해, E171을 실험용 쥐에 급여한 결과 직장암이 유발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올해 4월에도 E171이 위장 내의 정상 세포 기능을 변경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올해 진행된 연구에서는 E171이 위장을 질병의 숙주로 만든다는 것이 확인됐다.

미생물막

연구팀은 이산화티탄이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지만, 그 존재만으로 위장 박테리아와 숙주 간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미생물 대사산물'이라는 박테리아가 생산하는 분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게다가 체외 실험 결과, 이산화티탄은 위장 박테리아 분포를 변경해 원하지 않는 끈적한 미생물막 형성을 촉진시켰다.

이 미생물막은 박테리아의 활동성을 변경하고 감염증에 대한 면역 체계의 반응에 영향을 미쳤다.

이 연구의 선임 저자인 로렌스 마시아 교수는 "미생물막이 직장암 같은 질병에서도 존재한다"며 "E171은 위장 내의 박테리아 기능을 손상시킨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E171이 장내 미생물군에 영향을 미쳐 직장암과 염증성 대장질환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전 연구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E171이 인체에 무해하지 않기 때문에 관련 당국에서 추가 연구를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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